소통협력센터 군산

《웨이브 시티 : 군산으로 온 사람들》

《웨이브 시티 : 군산으로 온 사람들》은 자신만의 삶의 속도로 살러 군산에 온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품는 도시 군산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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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도

현재의 청년 세대는 자기 주도적 삶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세대로, 시스템의 일부로서 살기보다는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추구하려는 욕망이 보다 두드러진다. 시행착오를 겪을지언정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것에 더 높은 가치를 두는 것이다. 이렇게 메인스트림에 - 그것이 직업이든 도시이든 간에 - 속해야 한다는 강박으로부터 자유로운 대안적 라이프스타일의 출현은, 과도한 쏠림 현상의 부작용을 다방면으로 경험중인 우리 사회가 유의깊게 들여다볼만한 현상이다.
군산은 이러한 대안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도시다. 뚜렷한 도시 브랜드 이미지가 있지 않음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고 군산을 찾거나 돌아오는데, 이들의 전반적인 공통점은 주체적으로, 저마다의 속도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아름다운 선유도의 경관자원, 근대 서사가 풍부한 내항과 적산가옥 등의 역사 자원도 고유한 매력이 있지만, 무엇보다 이렇게 ‘만드는 사람들‘이 도시 곳곳과 호흡하며 만들어내는 분위기와 여백이 군산의 가장 큰 매력이자 가능성이라는 생각을 한다. 가볍게 스쳐 지나갈 때에는 잘 느끼지 못하는 이 매력은, 도시와 관계를 맺다보면 밀물처럼 성큼 다가와 있다.
군산이라는 도시의 연상이미지로 파도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지만, 밀물과 썰물이 긴 시간을 두고 한번 ‘출렁’하는 아주 크고 느린 파도라는 것을 알고 나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른다. 이 느린 파도는 눈에 확 띄지는 않지만, 인간을 포함한 수많은 생명체들에게 너른 공간과 충분한 시간을 내어주고 있다. ‘슬로우 웨이브 시티(slow wave city)’는 자신만의 속도로 삶을 살러 군산에 온 사람들의 파도, 혹은 그들을 품는 파도로서의 군산에 대한 이야기이다.
ㅡ 성훈식 소통협력센터 군산 디렉터

인터뷰

지면과 공간을 넘나드는, 김광철
“요즘 구도심 일대, 특히 영화동 곳곳에서 점포를 열기 위한 공사에 여념 없는 모습을 보곤 해요. 조만간 분위기가 꽤 많이 바뀔 것이 틀림없죠.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듭니다. 모두 성공적인 운영이 되도록 최소한 버틸 수 있을 정도만이라도 성과를 거두길 바라봅니다. 창작이라는 관점에선 이 동네가 옛 것과 새로운 것, 생산과 소비가 조화를 이루는 일종의 점이지대로 정체화 하는 것으 보고 싶습니다.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유동하면서 빛을 향해 가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고, 이 과정에 저희도 역할하고 싶어요.”
손으로 일상을 굽는, 김재경·이장선
“가족이 놀러가는 데 특별히 어디를 가리지 않았어요. 저희가 가는 모든 곳이 소풍이었거든요. 사람이 없는 놀이터를 찾아 우리끼리 밥먹고 놀았는데 아이들이 '소풍 놀이터'라고 했어요. 미룡동 살 때 별이 보고 싶은 거예요. 그런데 미룡동만 해도 아파트가 많아서 별이 안보여요. 어디가 좋을 까 생각하다가 애들 다 데리고 새만금 방파제에 캠핑 의자 가지고 가서 누워서 별 보고 그랬어요. 별이 쏟아질 것 같은데 파도 소리도 들리고, 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 있는 기분이었어요. 너무 재밌었어요.”
시간과 기억을 이어가는, 벨·누보
“변화의 바람이 부는 와중에도 자연 그대로를 보존해준 월명공원으로 발길이 자주 가요. 저희는 건강한 창작물은 만드는 사람들이 건강할 때 탄생한다고 생각해요. 소외되고 버려진 물건을 자세히 살피고 숨결을 불어 넣어 생명력을 되찾게 하고 있으니 건강에 더 신경을 쓰려 하는데요. 지속력 있게 작업할 수 있도록 나를 돌보고 발로 땅을 밟으며 자연과 교감하기도, 채식에 도전하기도 하고요. 이런 생활의 가치가 월명공원의 호수 풍경과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동네의 이면을 발견하는, 이주형
“영상을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이곳저곳 돌아다녔어요. 둔율동, 대명동, 중동에는 '진짜 군산'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겉만 보면 건물들이 낡고 세련되지 못해서 별로 들어가고 싶지 않지만 들어서면 평범한 사람들이 살고 있거든요. 한번은 칼국수 가게에 들어갔는데 손님들이 서로 알고 있고 용돈도 주시더라고요. 그런 정겨운 모습이 날 것의, 진짜 군산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오래된 시장에도 숨겨진 맛집이 정말 많아요. 시장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도 정겹고, 식사하러 오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죠.”
스스로의 질문에 답을 하는, 이현빈
“저는 군산에서 산책을 많이 하거든요. 함께 사는 마루가 실외 배변을 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군산의 풍경들이 저를 걷게 만들어요. 서해잖아요. 여긴 해가 지는 곳이니까, 자연스럽게 해가 늦게까지 떠 있고 늦게 일어나는 저에게는 더 오래 해를 볼 수 있는 곳이죠. 그리고 군산의 해는 깊은 곳까지 닿는다고 느껴지는데, 그런 건 아마 서울이나 광역시처럼 높은 건물이나 밀도 높게 들어선 공간이 없기 때문이겠죠. 그런 풍경들 속을 걸으면서 생각도 정리하게 되고 호흡도 가다듬으면서 내면의 평화를 얻게 되어요. 이런 순간들이 저를 다시 일을 하는 책상으로 이끈다고 생각해요.”
책으로 문화를 만드는, 임현주
“'걷기 좋고, 조용한 이국적인 도시' 이것이 군산의 첫인상이었어요. 특히 월명동이 가지고 있는 격자 형태와 월명공원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길들로 인해 걷기 좋은 동네라 느꼈어요. 걷다 보면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지만 평소에 의식하지 못했던 주변을 관찰하며 알아차리기도 하잖아요. 볼거리가 많고 소음으로 인해 걷기 어려운 도시에 비해 군산은 산책하고 사색에 잠기기 좋았어요.”
땅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는, 채슬아
“제 삶의 터전이 있는 임피면으로 좁혀 볼 때의 군산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이곳은 해와 함께 하루가 시작되고 해가 저물 때 마무리되는 곳이에요. 특별히 정해진 시간 없이 해가 뜨는 시간이 농부가 일을 하는 시간이거든요. 이곳에서 저만이 느낄 수 있는 소소한 모습들도 있긴 해요. 추수가 끝나면 나락이 베어있는 까슬한 볏대를 밟을 때의 빡빡한 느낌과 노란색이었던 논이 보리를 뿌리면 초록이 되는 풍경들처럼요.”

함께 만든 사람들

기획 소통협력센터 군산 · 우만컴퍼니
인터뷰어 · 정리 김나은 · 이하늬 · 정상원
디자인 · 사진 김나은
교정 · 교열 최예빈
주최 · 주관 소통협력센터 군산, 군산시, 행정안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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