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협력센터 군산

지금, ‘로컬’ 들여다보기 (1)

프로젝트를 착수하는 데 있어 가장 먼저 이해가 필요했던 것은 '로컬, 로컬 크리에이터, 로컬 브랜딩이 뭘까?' 그리고 '로컬 브랜딩이 정책 과제로 도입될 만큼 중요해진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여기엔 이유가 있었습니다. 만나는 분들마다 우리가 군산에서 '로컬 브랜딩’ 일을 한다고 하면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입니다. 그게 무어냐고 되돌아온 질문에 '시민들이 살만하고, 나아가 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올 만하게' 만드는 일이라 설명을 덧붙이면 여전히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 반, 일단 그렇다 치고 넘어가자는 표정이 반인 듯 느껴집니다. 아직 '로컬 브랜딩'은 많은 사람에게 어색한 개념인 것 같았습니다.
‘로컬 브랜딩’에 앞서 영어 신조어인 ‘로컬’이라는 표현 때문에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지자체, 사회적경제, 문화예술 분야 등 현장에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보면 모두가 ‘로컬’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지만 각자의 관점으로 받아들여 말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로컬의 의미를 찾으려고 시도한 책 <로컬을 정의하다>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짚고 짚고 있습니다. 요약된 내용으로 옮겨봅니다.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종사자들은 '지역자지단체'나 '관내'라는 의미를 품은채 말합니다. 활동가의 경우 마을과 공동체를 의미했습니다. 창작자는 '취향의 공간', 소상공인은 '상권', 소비자들은 '라이프스타일'로 인식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지역가치 창업가로 재정의되고 있는 로컬 크리에이터와 그 주변 관계자들은 로컬을 '로컬 크리에이터'가 창조하는 공간과 협업 생태계라는 의미를 깔고 로컬을 논합니다.”
지금 ‘로컬’은 다양한 의미를 품고 쓰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이 말을 정리하고 설명해야 할지 많은 고민이 듭니다. 먼저 통시적 차원에서 '로컬'이라는 용어의 변천과정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로컬의 등장과 배경, 로컬 크리에이터가 중요해진 이유, 로컬 브랜딩이 정책 과제로 도입된 배경으로 나누어 자료를 조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해하는데 유용했던 문헌과 자료를 정리하여 독자분들과 공유합니다. - 팀원 K.
<지금, ‘로컬’ 들여다보기> 시리즈의 순서
(1) ‘로컬’이 무엇일까?
(2) 왜 로컬 크리에이터가 중요할까? (링크)
(3) 정책의 틀 안에 들어온 로컬 (링크)
(1) ‘로컬’이 무엇일까?
'지방'의 사전적 의미는 '어느 방면의 땅'. '서울 이외의 땅'이라는 설명도 붙음.
그러나 오래전부터 상용되는 ‘지방방송’, ‘지방대‘ 등의 말은 중앙과의 수직적 관계, 변두리라는 뜻을 함의함.
80년대 중반, 지역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 당시 지역성, 지역주의, 로컬리즘 등의 용어가 혼재되어 사용됨.
‘로컬리티(locality)’는 로컬이라는 장소적 의미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한 용어. 로컬리즘은 지방적 편협성, 지방주의, 향토주의로 번역되기도 함. 로컬리즘을 '지역주의'로 번역할 경우 '지역이기주의' 등 다소 부정적의미로 사용되기도 함.
90년대 중반, 전개된 세계화 추세 속에서 지역화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뜻의 합성어인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 개념 대두.
이 용어는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자’는 일환으로 80년대 일본 경제학자들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짐.
학회나 분권,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중앙과의 수평적 관계를 나타내는 ’지역‘이라는 말을 쓰자는 말이 나옴.
13년 강원도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방' 대신 '지역' 명칭을 사용하자는 캠페인을 벌임.
15년 '강원도 지방분권 촉진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개정하면서 '지방'이라는 용어를 모두 삭제함.
2000년대 이후, 지역을 중앙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위치 지으며 고유의 역사와 문화, 생활양식을 공유하며 형성되는 정체성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함.
‘로컬’은 일상적으로 더 큰 공동체와 대비되는 의미로 사용되어왔음.
기준이 글로벌이라면, 국가를 포함한 글로벌보다 작은 모든 공동체가 로컬. 글로벌 관점에서는 한국도 로컬. 기준이 내셔널이라면 국가보다 낮은 단위인 지역, 지방 동네를 의미.
지방중소도시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더불어 로컬 문화가 사회 곳곳에서 대두되며 ‘로컬’은 다양한 의미로 재해석 되고 있음.
탈물질주의 가치관이 가져온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개성 있는 골목 상권, 전통적 해의 지역 등.
참고자료 및 문헌
네이버 국어, 영한사전
디지털사회 제40호: 널리 알려지지 않은 미래, 하이퍼로컬, (2022) http://cdss.yonsei.ac.kr/index.php/issue-brief/?mod=document&uid=126
지방 아닌 지역, 한겨레, (2015) https://www.hani.co.kr/arti/PRINT/711746.html
로컬크리에이터의 등장, 김혁주 비로컬 대표 / 발행인 (2020)
로컬리즘 기반의 중소도시 정책방향, 건축공간연구원 (2021)
로컬을 정의하다, 윤준식 시사N라이프 발행/편집인 (2022)